매드맥스:퓨리로드(Mad Max: Fury Road, 2015) – 1/2/3편과의 관계와 조지밀러감독의 미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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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중3때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청소년이 볼만한 외화라는게 TV 주말의 명화를 제외하고는 그닥 풍족하지 못했던 시절이었고 마침 VTR이 막 보급되기 시작했던지라 “해적판” 비디오는 아직 국내에 개봉하지 않은 양질(?)의 신작외화를 접할 수 있는 보고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매드맥스도 그 통로로 처움 접하게 된(매드맥스 1은 당시 소문으로만 들어보았고 제가 처음 접한 매드맥스는 2편, The Road Warrior 였습니다.) 당시 어린 저에게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충격적인 하드코어 액션 입문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영화를 통해 맥스는 제게 있어 Road Warrior의 아이콘이 되었고, 이후 85년에 개봉한 Beyond Thunderdome은 자잘한 재미와 뭉클함이 함께했던 매드맥스 종결판으로 기억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랬던 매드맥스가 Fury Road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처음 접하고 가장 궁금했던 건 “이미 끝난 이야기로 알고 있었는데 무슨 할 이야기가 남았을까” 였습니다. 그것도 다른 감독이 아닌 매드맥스의 creator인 조지밀러가 말이죠…

그래서 오늘 아침, 과거 제가 받았던 과다한 충격을 고려하여 아이들 말고 혼자서 이를 확인하러 극장을 향했습니다.

Fury Road는 조지밀러가 창조한 매드맥스의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가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리부팅이기도 하면서, 새로운 에피소드이기도 합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많은 부분을 매드맥스 2와 3에서 가져왔습니다. 새로운 전설의 땅을 찾아 떠나는 이들을 돕는다는 설정은 2/3를 관통하여 fury road에도 이어지고 있으며 탈출자들을 수송하는 대형유조트럭(2편), 젊은 (여자)아이들(3편), 눅스의 외모(3편), 난장이(3편)와 심지어는 아주 구체적인 장면 연출들 역시도 상당부분 재연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조금 다르다면 3편 썬더돔에서는 가장 귀중한 존재가 석유가 고갈된 세상에서 돼지분뇨로부터 가스를 얻는 기술을 가진 난장이 과학자인 반면, 퓨리로드에서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건강하고 젋은(게다가 헐 이쁘기까지 한) 여성들로 대체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퓨리로드가 그저 1/2/3편의 재탕인 것은 결코 아닙니다.

뭐랄까, 세편의 습작을 통해 자신의 지문이 잔뜩 묻어나는 하나의 완성판을 만들었다고 할까요, 그야말로 “역작”을 탄생시켰다고 봅니다.
퓨리로드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구원”입니다. 어찌 보면 모세의 출애굽기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협곡파괴에서는 홍해가 떠오르더군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모세는 맥스가 아니라 퓨리오사(Furiosa는 스페인어 Furioso의 여성형으로 “격노한”의 뜻입니다) 입니다. 맥스는 그냥 지나가다 엮여버린 하느님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물과 가솔린을 무기로 들고 있는 거짓신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맥스 또한 구원이 필요했습니다. 자신이 보호해주지 못한 아내와 딸에 대한 죄책감은 그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조롱합니다.

여기서 조지밀러는 깜찍한 반전을 선사합니다. 2/3편이 현실에서 도피하여 이상향으로의 여정을 이야기 했다면 퓨리로드에서는 맥스 스스로가 현실로 되돌아가 싸울 것을 제안합니다. 저 끝이 안보이는 소금밭 너머에는 그저 소금 밖에 없다고…, 이 모습은 과거의 죄책감과 악몽으로부터 멀리 도망치려고만 했던 맥스에게 이제는 맞서 싸워 이겨내만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구원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말없는 (진짜 몇마디 안합니다) 워리어는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전설의 구원자가 됩니다.

퓨리로드의 가장 큰 덕목은 무엇보다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것들을 싱싱한 날것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틈을 주지 않으면서도 퍼팩트한 액션 시퀀스들은 가히 교범이라고 불릴만했으며 무엇보다 그 넓디 넓은 스크린을 무엇으로 채워야만 할지를 너무 잘 알고 “이쯤에서 니들 보고 싶은게 바로 이거였지?” 라고 펑펑 터뜨려주는 센스는 70세 노장의 교활함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여성성으로서의 환원, 극단적으로 부가 집중된 계급주의에 대한 경계 등등 교훈적 비판적 시각들이 회자되고 있습니다만 전 이영화가 오히려, 우리가 잊어버렸던 “진정한 영화의 미덕”을 깨우쳐주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70 고희의 나이에서 남들에게 보여 줘야하는 정점이라는 것은 꼴통 또라이 짓이 아니라 바로 이런 것임을 통쾌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제 엄지를 올려주고 싶습니다.

조지밀러 이 양반 진짜 멋집니다.

PS. 이 영화에서 인상깊은 몇가지를 꼽으라면 단연코 불뿜는 기타리스트와 긴 장대를 타고 휘엉청 공격하는 장면이라 하고 싶습니다. 도데체 이런 생각을 어떻게 해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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