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호응이 없긴 하지만, 혹시 훗날 필요로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몰라서 정리해서 올립니다.
1. 굴절 자작의 범위
통상 ATM을 말할 때 굴절망원경보다는 반사망원경을 언급하게 되는데에는 국경이 없더군요. 왜그럴까 고민해 보았는데, 아마 망원경의 핵심인 광학계의 자작여부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실 굴절의 경우 렌즈 자체를 자작하는 경우는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 아크로매트만 하더라도 최소 4면에 대한 설계가 필요하나 이는 거의 전문광학 설계의 범위에 속하기 때문에 아마추어가 접근하기는 한계가 있다.
– 어찌해서 설계를 했다 하더라도 4면에 대해 스크래치 없이 깨끗한 광학연마를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고난도의 작업이다.
– 연마를 마쳤다 하더라도 국내의 경우 코팅을 의뢰할 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으며 찾는다 치더라도 아마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여야만 한다.
때문에 굴절자작은 반사와는 달리 Ready Made 렌즈를 바탕으로 거의 조립수준으로 진행된다고 봐야 할것입니다.
2. 굴절자작이 의미가 있는가.
렌즈는 동일구경을 가정했을 경우 미러에 비해 엄청나게 비쌉니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대구경으로 가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많고 특히 ED, SD, 플루라이트 등 아포렌즈의 경우는 자작, 기성간의 구분이 필요 없을 정도로 고가의 물건이 되고 맙니다.
그렇다고 자작의 의미가 없느냐, 그건 아닙니다. 일단 렌즈만 구할 수 있다면 반사에 비해 간단한 광학계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훨씬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사와 같이 중앙차폐가 없기 때문에 고배율 행성 상에 있어서는 비교적 작은 구경으로도 콘트라스트 좋은 상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콤팩트의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큰 구경으로 갈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장초점이라 하더라도 경통을 분리하여 제작할 경우 이동에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고가의 굴절로 갈수록 경통의 정밀도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서 부득이 경통두께가 늘어나 상호 상쇄하곤 합니다.
3. 렌즈구하기
굴절자작이 기성렌즈를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불행히도 렌즈구하기가 수월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국내에서 망원경에 쓸 수 있는 렌즈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는 전무합니다. 일단 수요가 한정되어 있고 대량생산의 잇점을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요즘 국내에서 렌즈 만든다고 하는 회사들은 백이면 백 모두 핸드폰카메라나 CCTV 렌즈만을 생산합니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중고거래시장에서 간혹 나오는 렌즈를 구매하는 길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결국 외국에서 구해야하는데, 이것도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만약 ED, 플로라이트 등 APO렌즈구매를 원하신다면 구매처는 1~2군데로 제한됩니다. 가장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은 TMB Lzos 입니다. TMB는 국내에서도 구입할 수 있지만 구입이라기보다는 구매대행이라고 보는 편이 맞는 듯 합니다. Lzos(러시아)는 TMB의 OEM 생산업체로 얼마 전에 알아본 바, 100~110mm APO렌즈가 EXW 기준 U$1,360~1,600 정도 하더군요. 수입할 경우 운송료, 관세 등을 감안하여 180~200만원 정도가 되지 싶습니다. 경통이나 접안부 등을 CNC로 제작한다 해도 300만원이하로 꽤 괜챦은 물건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참조사이트는 http://www.lzos.ru/en/astro_apohr.htm 이며 TMB는 APM을 통하시면 될 듯 합니다.
만약 이들 렌즈가 너무 고가라면 다음으로 고려해볼 렌즈는 D&G Optical의 장초점 아크로 렌즈입니다. 무려 1/20 wave surface 가공 정밀도를 가지고 있다하니 놀랄만한 수준인가 봅니다. 구경은 최소 5인치에서 12인치까지를 취급하며 F수는 F12, F15 두종류가 기본이고 요청에 따라 F18, F20, F25, F30까지 주문생산이 가능하답니다.
Adjustable Cell 포함으로 5인치가 795불입니다. 운송비와 관세를 감안하면 100만원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안시전용 대구경 굴절을 필요로 하시는 문이 아닐 경우 대구경 굴절은 대구경 돕이나 반사보다도 이동이 어렵고 특히 D&G의 초장초점렌즈의 경우 상당히 높은 피어가 없는 한 적도의에 올리기조차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5인치라고 하더라도 초점길이만 1.5미터나 되고 후드나 접안부를 감안하면 거의 2미터에 달할 테니까요. 따라서 D&G의 경우 범용 자작용으로는 한계가 있을 듯 합니다.
만약 저사양의 렌즈를 찾으신다면 중국제가 최적입니다. 일단 구경대비 가격이 상당히 메릿이 있고 (150mm가 많아야 30만원이내) 성능도 꽤 쓸만하니까요. 현재 알려진 바로는 Synta, Jinghua등에서 저가 아크로메트를 취급하고 있다 합니다. 판매처는 뒤에 링크하겠습니다.
만약 중국제가 불안하시다면 마지막으로 고려할 수 있는 제품이 2종 가량 있습니다.
첫 번째는 들어보셨겠지만 Sky Objective 의 RR Achromat 이고 두 번째는 Antares의 Research grade Lens입니다. RR은 네덜란드 업체로 렌즈 설계후 중국에 OEM생산을 통해 공급해 왔습니마단 안타깝게도 사장이 재정난에 빠져버려 현재는 더 이상 영업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몇주전에 사이트도 폐쇄되어 버렸네요.
Antares는 캐나다의 업체로 렌즈를 비롯 다양한 엑세서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렌즈중에는 Synta에 공급되는 동일류의 다양한 저가렌즈(80~150mm)를 공급하고 있습니다만, 주종은 자칭 Research Grade라고 부르는 아크로매트입니다. 자기들 말로는 Vixen에 렌즈를 공급하는 일본제조업자로부터 수입하는 물건이라고 하는데,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80mm소수경에서 105mm까지의 렌즈를 공급하며 무엇보다 장초첨 (F9~F14) 렌즈를 공급하고 있다는 면에서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Air Spacced Doublet이며 4면 MgF2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AR14코팅은 되어 있지 않습니다.
RR이 많은 유저들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Antares는 그다지 사용자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수개의 사용기를 볼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상당히 리스키한 모험을 한 셈입니다.
현재 5~6개의 외국상점에서 취급하고 있으나 어찌된 일인지 단 2곳에서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대답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Antares 조차 가격이 너무 올라서 더 이상 Research Grade Lens를 수입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결국 남아 있는 재고품을 사게 된 것입니다. ^^;
이 제품에 대한 성능은 제일 마지막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